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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청문회’ 고개숙인 허영인 SPC회장…법적 책임엔 선 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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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있다. 뒤는 증인으로 출석한 허영인 SPC그룹 회장과 이해욱 DL 회장. 연합뉴스 연이은 노동자 사망 사고로 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있다. 뒤는 증인으로 출석한 허영인 SPC그룹 회장과 이해욱 DL 회장. 연합뉴스

연이은 노동자 사망 사고로 지탄을 받고 있는 에스피씨(SPC) 그룹 허영인 회장과 이해욱 디엘(DL·옛 대림)그룹 회장이 국회 청문회에 나와 나란히 머리를 숙였다. 다만, 중대재해 발생에 따른 법적 책임에 대해선 선을 긋는 모습이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야당 위원들을 중심으로 1일 개최한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서 두 회장은 증인으로 나와 계열사 노동자들의 잇따른 사망 사고를 막지 못한 데 대해 사과했다. 지난해 10월 에스피씨 계열사인 에스피엘(SPL) 제빵공장에선 20대 노동자가 식품 혼합기에 끼어 숨진 데 이어 올해 8월엔 성남 샤니 제빵공장에서 50대 노동자가 반죽 볼 리프트와 분할기(반죽 기계) 사이에 끼어 목숨을 잃었다. 디엘 계열 건설사로 ‘이편한세상’ 아파트로 유명한 디엘이앤씨(DL E&C) 공사 현장에선 지난해 1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올해 8월까지 중대재해가 7건이나 발생해 하청노동자 8명이 목숨을 잃었다. 국회 환노위는 반복된 산재 사망 책임을 묻기 위해 지난 10월 열린 노동부 종합감사 증인으로 두 회장을 불렀으나 해외 출장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이날 허영인 회장은 “(산재 사망) 사고를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를 계기로 안전관리 등이 강화됐고, 모든 직원이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지난해 에스피엘 공장에서 발생한 끼임사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거세지자 대국민 사과를 한 지 1년 2개월 만이다. 그러나 그는 그룹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며 법적 책임은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중대재해처벌법에서 규정한 경영책임자임을 인정하느냔 질문에 허 회장은 “2019년 이후부터 대표이사 책임 경영을 선포했고, 이후 대표이사가 직접 다 경영해 책임지며 모든 걸 결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경영책임자(사업 총괄 권한, 책임이 있거나 이에 준해 안전보건 업무를 담당하는 이)에게 사업장 안전 위험을 방지하고 관리할 의무를 지우며 이를 다하지 못해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처벌하게 돼 있다. 에스피씨 그룹은 허 회장 일가가 지주회사인 파리크라상을 지배하고, 파리크라상이 에스피씨를 포함한 다수의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중대재해 발생 계열사 대표이사 등을 맡고 있지 않아도 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허 회장을 법에 따라 처벌할 수 있는지는 논쟁적 사안이기도 하다.

국회 환노위 위원들은 2조 2교대(2개 조로 나누어 주·야 근무 번갈아 하는 체제) 같이 한밤 중 장시간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에스피씨 다수 계열사의 열악한 노동 여건이 잇따른 산재 배경이라며 이를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허 회장은 “노사 합의를 지켜보고 따르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디엘이앤씨 노동자 사망에 대해선 건설업계에 만연한 불법 다단계 하도급이 근본 원인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공사기간 단축과 비용 최소화 같은 구조적 원인에 대한 추가 조사 진행 요구에 대해 이해욱 회장은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또 “(사망 노동자) 유족께 사과하며, 국민께 심려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임직원과 협력사 분들이 협심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안전한 현장을 운영하는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디엘 그룹은 지난 22일 중대재해 사망자와 유가족들에 공개 사과했다.

한편, 이날 환노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야당이 합의되지 않은 청문회 연다며 간사인 임의자 의원을 제외하곤 참석하지 않았다.

장현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