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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A 게임체인저 김영진 “상상력과 용기, 독서가 마케팅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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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와우매니지먼트 전무이사. PBA 제공 낯선 것에서 익숙한 것으로, 낡은 것에서 새 것으로, 주변에서 중심으로… 2019년 출범한 프로당구 피비에이(PBA)를 압축하면 이렇게...

김영진 와우매니지먼트 전무이사. PBA 제공

낯선 것에서 익숙한 것으로, 낡은 것에서 새 것으로, 주변에서 중심으로…

2019년 출범한 프로당구 피비에이(PBA)를 압축하면 이렇게 될 것 같다. 피비에이는 기존의 당구 이미지를 완전히 바꿨다. 피비에이는 당구이고 당구는 피비에이가 됐는데, 이때 당구는 과거의 당구가 아니다.

언어는 세계이고, 인식의 한계라고 한다. ‘피비에이’라는 새로운 언어는 인식의 확장을 불러왔다. 콘텐츠를 보자. 절간처럼 조용했던 당구 코트는 화려한 조명과 음향이 있는 생동감 있는 무대로 변모했다. 선수나 팬의 응원은 일상화했고, 복장도 나비넥타이에서 티셔츠와 운동화 차림으로 경쾌해졌다. 치어리더 ‘프바걸스’는 팬 서비스의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세트제, 뱅크샷 2점제, 단체전 등 룰 변경은 팬도 몰랐던 당구의 재미를 선사했다.

피비에이 산파 중 한 명인 김영진 와우매니지먼트 전무는 최근 펴낸 ‘꿈의 스포츠 마케팅’에서 패러다임 전환을 이룬 요인을 “용기”라고 설명했다.

한 예로 팀리그 단체전 구성의 하이라이트인 남녀 ‘혼합복식’은 초기 남자 선수들의 반발을 불렀다. 여자 선수의 기량에 대한 의심도 있었다. 하지만 밀고 나갔다. 그는 “용기는 대단한 것이 아니다. 목숨을 걸지도 않는다. 도전해볼까하는 작은 마음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실제 피비에이는 새로운 제도를 통해 조연에만 머물렀던 여자선수의 역할을 키웠다. 올 시즌엔 여자복식 세트까지 추가해 비중을 높였다.

스포츠 제도의 혁신은 사회문화 영역에도 영향을 끼친다. 최종률 교수는 피비에이 팀리그에서 남녀는 차이를 인정하면서 동등한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민주사회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가치 창조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물론 변화엔 주도면밀한 계획이 필요하다. 또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생산해야 한다. 김 이사는 “상상력이 필요한데, 가장 좋은 방법이 책읽기다. 독서는 상상력과 용기에 끊임없이 화력을 대는 연료다”라고 강조했다.

한남희 교수는 그를 ‘게임 체인저’라고 불렀는데, 당구의 미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여자당구의 잠재력에 착목하는 것에서도 느낄 수 있다. 그는 “남자와 달리 엘피비에이는 세계에서 유일한 스리쿠션 프로투어다. 여자골프에 대한 국내 인기가 높듯이 여자당구의 시장 확대 잠재력이 크다. 남자당구를 기반으로 피비에이가 출발했지만, 미래에는 여자당구가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카데미를 통한 체계적인 선수 양성, 시장확대에 따른 상금 증액, 스포츠토토를 통한 재정적 기반 확충 등 여자당구 활성화를 위한 과제는 많다. 하지만 장벽을 돌파하는 게 스포츠 마케터가 할 일이다. 그는 “스포츠 마케팅 현실은 척박하다. 환상은 금물이다. 하지만 꿈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의 책을 보면, 아이비스포츠에서 일할 때 김연아, 손연재, 우상혁, 양학선, 심석희, 차준환 등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선수들의 매니지먼트와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늘 좋은 일만 생기지는 않았다. 핵심 자산이 떠날 때는 최악이었다. 돈이냐 의리냐의 갈림길도 있었다. 그때마다 좁고 험한 길을 택했다.

프로리그의 출범과 이미지 혁신을 통해 당구를 정상 스포츠의 궤도로 끌어올린 배경에는 이런 실패의 경험들이 쌓여 있다. 그는 뭉뚱거려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운은 어디서 비롯될까. 용기 아닐까. 게임 체인저가 던진 화두다.

김창금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