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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수하물도 번쩍…공장·식당·병원으로 확장하는 ‘코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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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로보틱스 수원공장에서 직원이 레이저용접 로봇을 시연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 제공 “산업용 로봇이 공장 안에 갇혀 있는 거라면 협동로봇은 공장 밖에서 인간과 협업하는 로봇이죠. ...

두산로보틱스 수원공장에서 직원이 레이저용접 로봇을 시연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 제공

“산업용 로봇이 공장 안에 갇혀 있는 거라면 협동로봇은 공장 밖에서 인간과 협업하는 로봇이죠. 이제 막 개화기라 쓰임새가 무궁무진합니다.”

지난 5일 경기 수원시 두산로보틱스 공장과 함께 로봇연구소가 있는 성남시 분당두산타워에서 신규 협동로봇 솔루션을 대거 공개한 류정훈 대표는 협동로봇 시장의 전망과 미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협동로봇’(Collaborative Robot)은 1996년 제너럴모터스(GM)가 개발한 로봇이 소개되면서 등장한 용어로, 줄여서 ‘코봇’(Cobot)이라고 한다. 팔의 모양을 한 로봇이 세팅한 대로 움직이며 작업자와 함께 일한다. 말 그대로 인간과 협동하는 로봇이다.

첨단기술이 더해지면서 협동로봇은 용접, 포장, 물류적재 등 산업 분야에서 커피 바리스타, 치킨 튀김, 전기차 충전 등 서비스 분야까지 일상생활로 파고들고 있다.

이날 두산로보틱스가 공개한 것은 단체급식, 공항 수하물 처리, 레이저용접 솔루션 등이다. 단체급식 솔루션은 지난달 서울 시내 한 중학교 급식실에 도입돼, 4대의 협동로봇이 국·탕, 볶음, 튀김 등 조리작업을 한다. 학생들의 반응이 호의적일 뿐 아니라 급식 종사자들도 업무 부담을 덜게 됐다며 반긴다. 이 학교의 장진아 조리사는 “장시간 뜨거운 열에 노출되는 튀김 요리가 가장 힘든데 로봇이 이를 대신하게 되면서 업무 강도가 줄었다”고 말했다.

공항 수하물 처리 로봇은 두산로보틱스가 덴마크 코봇 리프트와 협업해 만든 것으로, 공항에서 수하물을 옮길 때 활용된다. 두산이 자체 개발한 협동로봇 ‘에이치(H)시리즈’ 기술을 활용해 최대 70㎏의 물건을 들어 올릴 수 있다. 이 기술은 최근 네덜란드 스히폴공항에서 사업 실증을 마쳤다.

두산로보틱스의 팔레타이징(물류적재) 솔루션. 두산로보틱스 제공

이밖에 의료 현장에 쓰이는 복강경 수술보조 로봇과 찾고자 하는 물품을 집어 지정된 장소로 옮기는 빈피킹을 비롯해 커피, 튀김(치킨), 팔레타이징(물류적재) 등 다양한 협동로봇 솔루션을 현장에서 시연했다.

2015년 ㈜두산의 자회사로 설립된 두산로보틱스는 ‘H·M·A·E시리즈’ 등 4개 라인업에 13개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 협동로봇 제조사 중 가장 많다. 시장점유율은 국내 1위, 세계 4위권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지난해(450억원)보다 30% 이상 증가한 600억원이다.

이 회사 생산라인에서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안전’이다. 김대근 생산팀장은 “토크센서 기술을 활용해 안전하면서도 정교한 협동로봇을 만들고 있다”면서 “총 12시간의 부하테스트를 거쳐 제품을 출하한다”고 말했다.

협동로봇은 산업용 로봇과 달리 사람 옆에서 작업하기 때문에 정교한 충돌감지능력이 필요하다. 토크센서 방식은 가해지는 힘에 따라 저항이 변하는 센서를 활용해 물체의 무게나 힘, 움직임을 직접 측정한다. 기존 전류제어 방식보다 섬세하고 안전하지만 가격이 높다는 단점이 있었다.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은 6개의 축(모듈)으로 구성돼 있는데, 토크 센서를 협동로봇 관절의 각 축에 탑재함으로써 안전 기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내구시험실의 이수형 수석은 “1개의 모듈에 약 70번의 볼트 체결 작업이 필요하고 제작하는 데 60분 걸린다. 수원공장 2층에 자동화셀 설비가 구축되면 모듈 1개당 제작 시간이 37분으로 감소해 생산 효율성이 38%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 로보틱스는 내년에 모두 9개의 자동화셀 설비를 구축해 수원공장 생산 규모를 현재 2200대에서 갑절 증가한 4000대로 늘릴 계획이다. 공장 증설에는 지난 10월 유가증권시장 상장 때 확보한 자금 4200억원 중 일부가 투입된다.

두산로보틱스 직원들이 수원공장에서 조립 공정을 끝낸 협동로봇의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 제공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세계 협동로봇 시장은 2020년 1조원 규모에서 지난해 2조원대, 오는 2025년에는 6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2030년까지 지속적인 성장세가 예상되는 시장이다. 협동로봇의 수요가 가장 많은 곳은 노동력 부족에 인건비가 높은 북미와 서유럽 시장이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지난해 로봇으로 대체 가능한 전체 시장 규모가 9천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한 바 있다. 현재 로봇 침투율은 2%로 추정된다.

로봇 시장 성장세를 예감한 기업들은 앞다퉈 로봇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 10월 출범한 한화로보틱스는 식음료(F&B)를 발판 삼아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협동로봇과는 다른 영역이지만 현대차는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해 로봇 사업에 뛰어들었고, 삼성전자도 이족 보행 로봇 ‘휴보’로 알려진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지분을 투자했다.

협동로봇 분야에서 두산로보틱스의 2018~2022년 연평균 매출 증가율은 46%로 업계에서 가장 빠른 편이다. 다만 로봇 시장 성장과는 별개로 수익성 확보는 과제다. 두산로보틱스는 회사 설립 이후 흑자를 낸 적이 없다. 지난해에는 13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류 대표는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은 자동차, 전자, 식음료 등 산업 현장 곳곳에서 쓰이며 고객사도 계속 늘어나는 중”이라며 “내년 흑자 전환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가 협동로봇 사업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 제공

수원·성남/홍대선 선임기자